1.이제 중학생이 된 은별이가 입학한 학교의 이름은 '수피아'다.수피아 여자 중학교.
나는 아침마다 은별이를 학교 정문에 내려다 주고 도심 한복판을 관통해서 출근하는데,갑자기 학교 이름 '수피아'의 뜻이 궁금해졌다.그래서 은별이에게 니네 학교 이름 수피아가 도대체 무슨 뜻이냐고 물어보았다.그런데 은별이, 모르겠다는 거다.아예 관심도 없다는 표정.
검색해 보았다.우선 숲의 요정이라는 뜻이 있었다.그거 괜챦겠다 싶었다.숲의 요정을 길러내는 여자 중학교.프린세스 메이커 보다 훨씬 더 고급스런 기능을 가진 교육 기관.괜챦다,매우 괜챦다.공주 보다는 요정,그것도 숲의 요정이라니 훨씬 매력적이다.
그러나 이 학교는 100년도 더 넘은 오래된 학교.그런 뜻을 가진 단어를 교명에 붙일 리 없다.혹시 이 학교가 미국인 선교사가 세운 미션 스쿨이므로 영어 단어인 speer가 아닐까? 창,창 끝.그러니까 믿음의 창.소녀들의 심성을 날카롭게 벼려내어 강력한 신심의 창으로 만든다? 그럴지도 모른다.
하지만 계속된 검색에 20세기 초반에 우리나라에 선교사로 파견되어 온 미국북장로교회의 speer란 이름을 가진 선교사를 발견되었다.그의 이름과 이 학교의 이름이 연관이 되어 있는 것일까?
글쎄..아시는 분 있음 알려주시길.
2.지천명의 나이라는 것은 삶의 어느 부분이 실패했거나 망가져 버렸다는 사실을 흔쾌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일정 부분 만큼은 자연스러운 일로 받아들이는 시기의 나이인 것 같다..age 50.갑자기 생각나는 노래 fifty ways to leave your lover.사실 원하는 것은 fifty ways to forget my age.
마일리 사이러스의 snl 버젼.
3.내가 기억하고 좋아하는 전세계의 유능하고 믿을 만한 외과의사들의 외양에 일말의 공통점이 있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어떤 때,특히 수술이 끝나고 30분 정도 지났을 때 혹은 잠깐 동안의 의도하지 않았던 휴식 시간이 찾아왔을 때,그들은 매우 무언가 -혹시 피로?-에 찌든 표정 ,침착하지만 매우 불친절해 보이고 언뜻 잔인함이 깃든 무표정 중의 무표정을 보이곤 했다.
그들은 대부분 평소에는 쉽게 흥분하지 않지만 스스로를 향해서는 갑작스런 분노나 짜증을 폭발시키곤 했으며,의료 시스템 자체에 화를 내기 보다는 어떻게든 현재 맞닥
뜨린 수술에 집중하며 최선을 다했다.나는 이런 모습의 외과의사들을 대할 때마다 마음이 편안해지곤 했다.지지율 70%짜리 대통령을 소유한 정부와 사회를 향하여 극우파 똘마니를 의협 회장으로 내세울 정도로 정치 감각 마저 떨어지는 한국의 의사들을 이런 외과 의사들의 스타일에 대입시켜 보면 ,그야말로 마음이 답답해진다.
의사들에게 인문학 교육을 필수 과정으로 강제하거나,일년에 12권 이상의 책을 읽지 않는 의사들의 면허를 박탈해야 하는 것일까.물론..농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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