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의 칼럼 담당자들에 따르면 나의 이 어줍지 않은 글들이 상승하고 있다는 것이다.그래? 도대체 어디로 날아가고 있는 거지?
가만히 앉아서 일 열심히 하는 사람한테 날아가고 있다고 말하는 것은 좀 실례가 아닐까? 그리고 무슨 빌보드 챠트도 아닌데,그래서 돈이 얼마 되는 것도 아닌데 무슨 상승이란 말이야..
그래도 '상승'이란 말이 가져다 주는 '날아감'의 이미지,그리고 '해방'혹은 '탈출'의 이미지가 썩 괜챦으니,적어도 항의하거나 욕을 할 필요는 없겠다..
그러나 여기서 갑작스런 생각들이 떠오른다.
이 칼럼 말이다.저번 저번에 이 곳 다음 칼럼공간에 대해서 쓰다 말았다는 생각이 나고 말았던 것이다.
여러 명의 칼럼니스트가 이 공간의 운영 방식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던 바,나도 거기에 대해 약간의 잔소리를 보태려고 하다가 갑자기 바빠진 일 때문에 그만 중단하고 말았던 것이다.
자,끊어진 실을 이어보자.
우선 두 가지의 사례를 들어보자.
첫번째 적어도 난 영화에 대한 칼럼을 쓰고 있으므로 영화인 한 사람의 예를 들겠다.그의 이름은 '말론 브란도'..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의 '대부'에서의 코맹맹이 목소리의 마피아 대부,'워터프론트'에서의 카리스마 넘치던 원조 반항아,그가 출연한 영화는 그래도 꽤 된다.'파리에서의 마지막 탱고',,,,우ㅡㅡ 갑자기 생각이 안 난다..
그는 바로 그 영화 '대부'를 통해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수상자로 지명되었다.그런데 그는 배우로서의 최고의 영예 중 하나라 할 그 상을 과감히 거부하고 시상식에조차 불참한다.이유는 당시의 미국 연방정부가 취하던 인디언 정책에 대한 항의에서였다.
두번째,프랑스의 철학자이자 소설가 쟝 폴 사르트르의 경우이다.그 역시 상을 거부한다.그는 자신이 수상자로 선정된 노벨문학상을 거부했는데,그 주된 이유 중의 하나가 어떤 사람의 정신적인 산물에다 순위를 매기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작품의 우열을 결정할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는 것,바로 그런 것들이었다.
그렇다,사르트르가 옳다.이 공간의 칼럼들에 우열을 매기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모두가 합의할 수 있는 가치판단틀은 만들어질 수가 없다.'칼럼 랭킹'이니,'베스트 글'이니 하는 것은 실제로 성립되어질 수 없는 소리들이다.
그렇지 않은가?
자,내 칼럼은 상승 칼럼이다.
그런데 나는 도대체 어디로 상승하고 있는가?
이 글을 읽는 당신의 칼럼은 끝간 데 없이 추락하고 있는가?
이번엔 상승하는 칼럼니스트인 내가 나를 상승시켜준 다음 칼럼 담당자에게 묻겠다.
우선,
예의를 갖추고 나를 상승시켜준데 대해서 무진장 감사한 다음에..
도대체 그대가 산정한 내 글의 가격은 얼마인가?
내 글은 당신의 백화점 진열대 어디쯤 위치하고 있는가?
만약 내가 북마크한 어떤 님의 글과 함께 끼워서 바겐세일하면 가격은 '상승'하는가,아니면 하락하는가?
미안한데,내 글은 그렇게 순위로 매겨질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나는 이런 식의 상승은 바라지도 않는다.적어도 나를 띄우려면 먼저 내게 물어보기라도 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그리고
난 거짓말을 했다.
난 나의 '상승'을 고마워하지 않는다.
난 가요순위 프로그램의 노래 마냥 내 글들이 취급받는 것이 싫다.그것은 심히 자본주의적인 생각이다.내 글은 숫자화 되지 않는다.내 글에 대한 객관적인 판단 기준은 어디에도 없다.
이 곳은 정신적인 공간이다.남들이 스크랩하지 않아도 남들이 북마크하지 않아도 난 상승하거나 추락할 수 있다.그리고 내 글이 칼럼 홈의 대문에 걸려도 난 별로 자랑스럽지 않다.그런 자랑스러움을 난 유치원 때 졸업했다.혹시 그런 걸로 칼럼니스트들의 눈길을 끌려고 우리의 고명하신 칼럼 담당자들이 기획하고 있다면,오,그것은 넌센스,넌센스이다.
다시 한 번 말하자.정신엔 우열이 없다.아무리 허접스런 글들에도 그만의 숨결이 묻어 있다.아무리 아름답게 수놓아진 공간에도 정신의 허영과 너덜너덜함은 새어나오기 마련이다..
그러나 우린 여기서 '말론 브란도'를 기억해야 한다.그는 아카데미 상을 거부하면서 분명한 '항의'의 표시를 했다.영화와는 상관 없는 정치적 이유로도 말이다.이 칼럼의 운영 형태가 마음에 들지 않을 때,우린 어떻게 해야 하겠는가? 분명하게 항의의 표시를 해야 하는데 말이다..
물론 가장 좋은 방법은 그냥 '개무시'하는 것이다.내가 상승하건 말건 ,또는 '최고의 글' 이 되건 말건 그냥 '그러려니...'하고 무시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그러나 이걸 기억하자.시민들의 수준이 그들의 국회의원 수준을 결정하는 것처럼 칼럼니스트들의 수준이 그들이 속한 포탈 사이트의 수준을 결정한다는 것 말이다.
졸리고 피곤하니 항의의 방법을 제시할 여력은 없다.다만 이 슬픈 인터넷 공간,자본주의의 축소판으로 변해가는 이 인터넷공간을 바라보며 나의 상승을 생각한다.
날아가고 싶다.굳이 '다음'이 상승시켜주지 않아도 되는 그런 하늘로 말이다.그 하늘은 내 두뇌의 노란 방 속에 존재한다.나는 그 곳에서 '논다'.그리고 돌아온다.
혹시 여러분도 그렇게 하고 있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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