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나 오랜만에 이 공간들을 산책하다 보니,유니크한 글들이 눈에 띄었다.칼럼의 형태가 바뀐 것도 수상스러운데 '다음'이 칼럼을 운영하는 방식은 훨씬 더 수상스러워서 견딜 수 없다는,그래서 글을 쓰는 사람들의 총궐기를 주장하는 사람들의 글들이었다.
우선 그들의 말에 일리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최고 칼럼'이니,'칼럼 랭킹'이니 하는 거,솔직히 애들 장난 같은 소리들이 아닌가 ? 여기서 일등 하면 무슨 가문의 영광이라도 얻는다는 말인가?
그러나 최초의 야유가 끝난 후에 난 이 공간에서 별처럼 펼쳐지는 네티즌들의 정신적 향연인 이 칼럼의 본질에 대해서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아닌 말로 이 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이 쓰고 있는 이 칼럼은 도대체 무언가?
여러분은 누굴 위해 시간과 에너지를 잔뜩 소모하며 글과 그림과 사진을 게재하고 있는가? 이걸 솔직하게 생각해보자.
그와 똑같은 질문을 내게도 던질 수 있다.
넌 무엇 때문에 이 칼럼을 쓰고 있는가?
말하자.난 나를 위해 쓴다.내 안에 있는 기억들과 생각들을 표현하기 위해 쓴다.이것은 일종의 기념비와 같다.내가 얘기하고 있는 영화들은 내겐 정신적인 과거의 표상들이다.
그런데 또다른 질문 역시 던져질 수 있다.
왜 그런 내 내면이 타인에게 공개되어야 하는가? 아닌 말로 골방에 틀어박혀서 하얀 갱지 위에 써도 되는 글들을 이렇게 만인에게 공개하고자 하는 이유는 무언가?
사실은 이것이 본질적인 질문이다.
고전적이고 도덕적인 답변을 시도해보자.쌍방향 소통이라는 것,커뮤니케이션이라는 것,나는 누군가에게 내 내면을 알리고 그와 그런 것들을 교류하기 위해 이 어이없을 정도로 주관적인 글들을 쓰고 있다고 대답할 수 있다.
그러나 이 곳은 나만 존재하는 곳이 아니다.너무 다른 많은 사람들이 너무나 많은 다른 생각들을 펼치는 곳이다.나는 경쟁심을 느끼기도 한다.내 글을 좀 더 많은 사람들이 보았으면 좋겠다는 허영심,나의 생각에 좀 더 많은 사람들이 공감했으면 좋겠다는 호승심,그리고 ,,좀 더 쉽게 말하면 '스타 의식 '역시 작용할 수도 있다.이건 그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적어도 글을 좀 쓴다는 사람들의 기본적인 마음작용이다.
그런데 여기에 운영자 측은 기름을 붓는다.랭킹을 만들고 베스트를 꼽는다.사람들의 본질적인 마음 작용들을 이용한다.이것은 물론 상업성이다.다음이 아무 생각도 없이 이런 것들을 운영한다면,난 그들에게 옛시절 국민학교의 선행상 상장을 어떻게든 구해다가 '착한 어린이들을 위하여'라고 크게 쓴 리본을 달아 택배로 부쳐줄 것이다.
조회수니 꼬리표니 하는 이 눈물나게 어설픈 장치들을 이용한 랭킹,,쓴웃음이 나온다.우리나라 포털 사이트 운영자들의 정신적 소양 수준의 가공할 만한 저급함에 웃음이 눈물로 바뀔 지경이다.
앗 ,잠깐 이 곳은 직장이다.조금 있다 나머지 생각들을 올릴 수 밖에 없다.매우 죄송스럽다는 말씀 드리며 몇 시간 후에 만날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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