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2014년 9월의 이미지들-갑질의 대가들

신의 영화들/정체에 대해 떠들기

by 폴사이먼 2014. 9. 30. 11:18

본문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9월이 이제 다 갔다.아침엔 가을이고 낮엔 여름인 날씨처럼 내 주변의 상황 역시 그랬다.복잡하고 불미스러운 일도 발생했고,또 해결했고 그런 상황을 위로할 수 있는 내 삶의 요소들 역시 촘촘히 박혀 있었다.그런 일들 자체가 삶이라고 볼 때,삶을 좀 더 미니멀하게 만들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너무나 많은 일들 - 그러니까 내가 처리할 수 있는 용량을 초과하는 - 이 발생하면 정작 내가 하고 싶은 일들을 못하게 되는 법이다.정리하고 또 정리해서 삶의 요소들을 간략하고 작게 만들어야 한다.그래야 내가 원하는 일들을 시도라도 해 볼 수 있는 것이다.미리부터 삶의 한계를 간소하게 설정하는 것 역시 중요한 일인 것이다.

 

다시 말해,

정말 무언가를 이루고 싶다면 자신의 삶을 미니멀하게 만들 수 있어야 한다.물론 창조를 위한 미니멀이 관계들-돈,사회적 지위와 각종 상황논리들 심지어 정치적이고도 도덕적인 윤리 문제들-에 대한 그 모든 극단적인 거부로만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다만 그것을 최소한도로 줄이고 테크니컬한 융통성을 발휘할 수 있느냐에 따라 성패.나아가서는 행복까지 결정되어지는 것이다.결국 그것도 능력이며 또한 태도의 문제다.나는 이제 오지랍퍼(?)로 살고 싶지는 않다..

 

9월의 이미지 몇몇을 나열하며 9월을 보내려 한다.먼저 매우 불미스런 이미지 몇 개.

 

1.일베의 폭식투쟁,그리고 서북 청년단

 

 

 

우선 이 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이 이미 식사를 하셨다는 전제 하에 일간 베스트의 일부 회원들이 벌인 소위 '폭식투쟁'의 이미지를 올린다.(읽는 분들의 소화불량은 어쩔 수 없다) 그들은 세월호 유족들이 진행하고 있는 단식 투쟁을 항의하고 조롱하기 위해 이런 퍼포먼스를 계획했다고 한다.

 

뭐..우선 한숨부터 나온다.그러나 좀 이상한 것 하나.일간 베스트 회원들이 최근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대상은 언제나 '유족'들이란 것.이거야말로 참으로 이상한 일이다.언젠가 그들 중 일부 회원은 광주항쟁유족들을 조롱해서 재판까지 갔다.광주항쟁 희생자의 시신에 대해 모욕을 가한 것이다.그리고 이번엔 세월호의 유족들이다.말하자면 그들의 조롱과 항의는 언제나 '죽음'과 연관되어 있다.그들은 우리 사회의 가장 비극적인 사건들 중 유독 죽음과 연관되어 있는 사건에 대해 문제를 일으킨 것이다.(물론 역으로 언론과 공권력의 이들에 대한 반응으로 미루어 볼 때 죽음에 대한 문제야말로 여전히 우리나라의 금기사항이라는 사실을 보여주기도 한다)

 

죽음들 중에서도,가장 힘없고 억울한 죽음들을 향하여 이들은 돌을 던진다.그들의 타겟은 독재자나 (물론 그들에겐 김일성과 김정일이 있다) 살아있는 우리 사회의 공적들이 아니다.(오히려 그들은 이런 사람들을 숭배하고 찬양한다).그들의 돌은 언제나 힘없는 시신들을 향한다.억울한 무덤들을 향하여 그들은 가래침을 뱉고 있는 것이다.

 

시신에 대한 모욕,슬픔에 대한 경멸,그리고 결국 직접적인 반격을 받지는 않게 될 거라는 계산.소위 청년극우라는 이들이 타겟으로 삼는 사람들은 대개 그렇게 사회적 소수자들이자 힘없는 사람들이다.외국인 노동자,성적 소수자,여성들..

 

사실상 그들은 자신들이 가장 안전한 위치에 서 있을 수 있는 싸움을 즐기고 벌이는 것이다.따라서 이들의 투쟁은 승리에 대한 집착이 아니다.신념에 대한 퍼포먼스도 아니다.그냥 짓이겨 버리기,가엾은 힘의 과시,어쩔 수 없는 변태적 에너지의 분출일 뿐이다.좀 더 간단하게 말하면 그냥 갑질하고 싶은,완장 차고 싶은 심정의 발로다.놀랄 것은 없다.극우가 나올 때가 되었다.안 나오는 것도 이상한 것이다.

 

이러니 이들이 구닥다리처럼 보이는 건 당연하다.감정을 격동시키는 감동이 생길 리 만무하며,중간지대에 서 있는 사람들을 매료시킬 만한 섹시함도 찾아볼 길이 없다.그렇다.정확히 말해서 이들에게 결여된 건 섹시함이다.매력이 없다.이들이 진정으로 세력화될 수 있는 방법은 키보드 워리어에서 거리로 나서는 것이 아니다.오히려 사람들을 매료시킬 수 있는 섹시함을 장착하는 것이다.그러나 현재의 청년극우들에겐 바로 그게 없다.매력과 섹시함.하아나도 없다.그냥 칙칙한 덩어리들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정말 정치세력화되고 싶다면 자신들의 세력을 대표할 수 있는 섹시한 아이콘 하나를 키우기 바란다.변희재나 뭐 이런 사람들 가지고서는 정말 턱도 없다.더구나..

 

 

 

하필 '서북청년단' - 테러와 살인을 일삼던 20세기 중반의 극우단체일 뿐인 - 이 태동했다.2분 정도의 인터넷 검색만 가지고서도 '서북청년단'이 어떤 단체인지는 금방 알아낼 수 있다.그런데도 하필이면 그런 오명을 가진 단체의 이름을 타이틀로 삼았다.차라리 영어 약자라도 쓰지 그랬느냐 이말이다.이런 식으로 해서는 얘네들 가망 없다.서북청년단을 준비한다는 저 세 사람의 면면을 봐라.같이 하고 싶나? 따라 가고 싶냐 말이다..

 

반대로 소위 청년극우세력에게 매력적인 리더가 나타날 때,보수언론들이 온 힘을 다해서 빨아줄 만한 대상이 하나라도 나타날 때,그들에 대한 경계를 늦추어서는 안될 것이다.(현대통령의 무기는 매력이 아니었다.퇴영적 기억의 아이콘을 이리저리 조합해서 만든 허상적 이미지였다.즉 그녀의 지지자들은 언젠가 박근혜라는 개인의 매력을 사랑한 것이 아니었다.그들은 박근혜라는 사람에게 투영된 자신의 좋았던 기억을 사랑한 것이었다.즉 이 사랑엔 미래가 없다.그래서 그녀들의 지지자들은 상대적으로 죄다 늙어있는 것이다..) 물론 섹시 아이콘이 될 만한 존재는 한정되어 있고,현재 우리 사회의 섹시 지형으로 볼 때 그런 사람들이 저런 상의를 입을리는 만무하지만 말이다.

 

 

 

2.세월호 유족,대리기사 그리고 국회의원 김현

 

 

 

제1야당의 국회의원이란 이 분은,싸우란 곳에선 안 싸우고 엉뚱한 곳에서 폭행 사건에 휘말렸다.더구나 유족들과 함께 말이다.잘못한 게 틀림없으며 그 어떤 폭행 상황에서도 말리고 자신의 존재를 유지해야 할 사람이벌인 어리석은 해프닝이다.지엽적인 분쟁에 휩싸여서 산으로만 가는 배를 몰고 있는 현재 야당 모습의 축소판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일들을 성공시키기 위해선 미니멀해져야 하는 법,장애가 될 수 있는 부분은 걷어치우고 나아가야 한다..

 

3.그러나 박희태와 그의 손녀

 

뭐,갑질하는 것에 있어서 이 분을 따라갈 수는 없다.'손녀처럼 귀여워서 가슴을 쿡 찔렀다'는 매우 포르노 문학적인 변명을 해댔던 법조인 출신의 정치인 박희태.말년 참 더럽다.

 

 

 

나는 그의 손녀가 아니라 증손녀가 걱정이다.언젠가 '우리나라의 유명한 정치인이었다'는 증조할아버지를 구글로 검색하다 보면 쏟아지게 될 매우 '성'스러운 문장들을 바라보며 깜짝 놀라게 될 테니 말이다.그러나 이 분과 예의 김현 의원을 대하는 공권력의 태도엔 결정적인 차별이 있다.아직도 우리나라는 성적인 모독 보다는 육체적인 상해를 더 큰 죄로 생각하고 있는 모양이다.(박희태 이 분은 어두운 새벽에 아무도 모르게 경찰서에 출석했다고 한다.담당경찰관이 야간 당직 중이었다는 해명 기사는 왜 안 나오는지 모르겠다)

 

'모독'이란 단어를 쓰다 보니 각하의 최근 발언 '모독'이 떠오른다.각하는 자신에 대한 모독 발언이 도를 넘었다고 말씀하셨다.좀 더 디테일하게 말씀하셨음 한다.도대체 어디까지가 모독인지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주셨음 어떨까 싶다.예를 들어 '가슴에 쿡' 이하는 모독이 아니랄지,아니면 그 '쿡'은 분명한 모독이지만 새벽에 몰래 경찰에 출석하는 건 상관이 없달지..

 

4.이 와중에 담배.

 

담뱃값을 올리겠다고 부총리께서 말씀하셨다.국민건강 때문이란다.(정신건강은 전혀 고려사항이 아닌 모양이다) 물론 맞는 말이다.우리나라 담배의 가격은 좀 싸다.담배 가격을 올리면 끊는다고 선언하는 사람 매우 많을 것이다..그러나 과거 우리나라 보다 담배값이 월등 비싼 나라에서 살았던 경험으로 미루어볼 때,금연에 성공하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차라리 길담배를 금지하고 담배 피우는 사람들을 스모킹 게토에 철저하게 수용하는 것이 국민 건강을 위해선 훨씬 나을 것이다.

 

결국 이런 결과가 나오게 될 것이다..이제 서민들에겐 담배 마저 갑이다.뭐, 다 좋다.세금이 부족하다면 이렇게 해서라도 충당해야 한다고 치자.그러나 정말 그렇게 하고 싶다면 삼성 그룹 상속세나 제대로 받기 바란다.그렇게 하기 전까지 담배가 갑이 되는 일은,,정말 어림도 없다.

 

 

 

 

 

5.김부선.

 

 

문제적 여배우 김부선.그녀는 이제 '난방열사'라고 불리운다.얼마 전 어느 장례식장에서 '바로 그 아파트'에 사는 선배 부부와 저 아파트의 난방 문제에 대한 생생한 체험담을 들었다.그와 함께 김부선의 '평소의 활약상'까지 들었다.

 

간결하게 말해서 김부선은,'남들이 귀챦아하는 매우 디테일한 문제'에 시시콜콜하게 나서는 스타일의,좋은 의미의 트러블 메이커라고 할 수 있겠다.그래서 인구의 절반 쯤은 또한 저런 사람들을 매우 성가셔 한다.'좋게 좋게' 넘어갈 문제를 여지없이 태클 걸고 나서니까 말이다.더구나 연예인이라는 매우 특수한,평범한 시민들 입장에선 '그래도 발언권이 있는','그러나 얼마든지 까댈 수 있는','그래서 얼마든지 을의 위치로 내려갈 수 있는' 그런 사람들이니까 말이다.김부선을 대하는 주변 사람들의 자세는 갑이자 을이었고,을이자 갑이었다.(김부선을 나무란 방미의 언동은 번개 같은 갑과 을의 위치 변동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하지만 이런 사람이야말로 소금 같은 존재다.부패를 막기 위해서는 작은 김부선이 여럿 생겨야 한다.

 

아,그리고 그 아파트엔 김부선 말고도 연예인들이 여럿 산단다.(물론 그들 중 또 몇몇은 난방비를 0원 냈다고 한다)

 

6.그러나 최악의 갑

 

 

 

최악의 갑은 바로 이 분이다.

 

종교 지도자라는 '갑'의 위치에서 성범죄를 자행한 이 분.앞으로 10년 정도는 이 사람의 행보를 지켜보아야 한다.이사람의 존재는 현재 대한민국 사회의 축소판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모두를 부끄럽게 하는 사람이다.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