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참 오래간만에 글을 써 보려고 컴퓨터에 공간 하나를 띄웠다.복잡한 일들,미묘한 일들,그리고 심각한 일들이 줄줄이 발생했었다.당분간은 이 도시에 그대로 살아야 한다는 사실이 확정되었고 (적어도 1년 정도는 여기서 살아야 한다),거기에 따르는 새로운 책임감과 동료애를 어쩔 수 없이 불태워야 한다.한 도시를 떠나기란 이리도 힘이 든다.(말하자면 내 영혼의 무게와 미련이 그만큼 무거워진 탓일 수도 있겠다.10년 전이었다면 나는 아마 뒤도 돌아보지 않고 날아가 버렸을 것이다.,반면 또 날아가버릴 수도 있는 개연성 역시 여전히 존재한다.사람은 근본적으로 변하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뮤지션 한 사람과 노래 하나로 글을 다시 - 혹은 간만에 - 시작하려 한다.Al Green.. 소울과 리듬 앤 블루스 그리고 가스펠 음악을 넘나드는 매우 대중적이고 친숙하며 평균 이상의 능력을 가진 음악인.알 그린의 경우,듣는 사람에 따라 평가가 달라질 수 있는 대표적인 음악인이지만,적어도 그가 사람들에게 매우 친화력을 가지고 있는 음악가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1946년생.아칸소의 시골에서 출생하였다.10남매 중 6번째이며,아버지에 의해서 음악인으로 키워졌다.(마치 잭슨 브라더스처럼 말이다.) 그의 형제들은 Greene brothers라는 이름으로 순회공연을 진행해 나갔고,형제들 중 가장 음악적 실력이 뛰어났던 Al은 솔로로 독립한다.
그의 전성기는 아무래도 1970년대다.그는 soul을 기반으로 하는 음악을 통해서 히트곡을 양산해냈다.오늘의 음악 ,Let's stay together도 1972년의 히트 싱글이다.잘 나가던 그가 변화의 계기를 겪게 된 것은 1970년대 중반에 겪었던 비극적 사건 때문이다.세 명의 자녀를 가진 유부녀였던 그의 연인이 그를 죽이려는 시도를 한 후 자살해 버린 일이 벌어졌던 것이다.그녀의 유서에는 the more I trust You,the more you let me down이라는 말이 남겨져 있었고,비극적 애정 관계는 그녀를 권총 자살로 이끌어 버렸다..
그런 후,알의 인생은 변화한다.충격을 받은 그는 어린 시절의 기독교 신앙으로 회귀하고 엘비스 프레슬리의 하면 생각나는 테네시주 멤피스의 그레이스랜드의 길거리에서 순회전도를 시작한다.그리고 음악 역시 가스펠 음악과 자신의 음악을 병행하기 시작하고,결국 설교자 겸 목사가 되어 기독교에 귀의한다.그는 교회를 만들어 성직자의 길을 걷고 있다.(그렇다고 대중 음악을 완전히 포기했다는 것은 아니다.어떤 사람들은 그가 돈이 떨어질 때마다 공연을 하거나 앨범을 발표한다고 말하지만,돈 떨어져서 노래를 발표하는 것 자체가 잘못은 아니다.만약 그가 공연 도중에 자신의 성직을 지나치게 과시하며 사람들을 죄인으로 몰아붙이며 어처구니없는 도덕적 우위를 과시했다면 또 모르지만 미스터 그린은 결코 그런 사람은 아니었다.)
이 노래가 바로 그의 Let's stay together다.함께 머물자는 노래.연인을 향한 달콤한 유혹,그리고 소망.부드럽고 관능적인 소울 음악의 반주에 가장 절묘하게 어울리는 목소리로,그는 매우 솜사탕스럽게 음악을 표현한다.음악은 마치 굴러가듯 흐르고 바깥 온도 보다 약간 더 올라간 실내 공기는 (후끈해진다는 말의 또다른 표현이 되겠다..) 사랑에 빠진 두 남녀의 현실 감각을 잠재우고,서로를 향한 과거의 기억 마저 일깨운다.이렇게 이 노래는 부드럽다..
그러나 오늘 이 노래를 들으면서 생각난 사람들은 역사상 가장 도덕적으로 완벽한 정권의 스탭들인 가카의 부하들이다.그들은 지금 매우 억울한 누명을 쓰고 구치소나 교도소에 갇혀 있거나,어떻게든 병 보석을 얻어내려고 휠체어를 준비하고 있다.그들의 억울함은 사실 그들의 유무죄 여부와는 전혀 관련이 없다.좀 더 부자가 될 수 있었는데,내지 어차피 몸으로 때울 바에야 3대 정도는 먹여 살릴 정도의 부를 확보해야 했었는데,하는 억울함과 더 관계가 있을 것이다.
어찌 되었든 이제 그들은 비슷한 장소에 주거 공간을 마련하게 되었다.거의 싹쓸이 수준으로 들어가고 있다.우리나라의 교도소를 MB viilage라고 개명하고 싶을 정도.좋다,그래라,거기 함께 모여서 당분간 즐겁게 살아라.다만 마지막 한 분의 미래에 주목하고 싶다.그분도 거기 stay하게 되실런지.그래서 Let's stay together하게 되실런지...내년이 주목된다.그런 의미에서 이 노래는 지금 들어간 부하들이 그들의 두목에게 바치는 노래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미국의 지난 대통령 선거 때,바로 버락 오바마가 이 노래를 불렀다.선거 운동의 와중이었다.대단한 쇼맨십을 발휘했다고도 할 수 있지만,버락 오바마에게 의외의 음악성이 있다는 증거이기도 했다.그것은 다음의 동영상이다.
그냥 그런 생각이 든다.지금 등장하는 그 숱한 대선 후보들에게 순발력을 검사하기 위해서 갑작스런 노래 컨테스트 함 시켜봤음 좋겠다.셰익스피어 주인공 식으로 말하자면 코델리어인 척 하는 리처드 3세인 박근혜는 보나 마나 노사연의 '만남'을 부를 것이다.참 답답허다..대선을 향한 개인의 실존적 고민에 빠져있는지,아니면 그냥 이래저래 타이밍만 즐겨 살피고 있는지 매우 궁금한 햄릿인 안철수는 도대체 어떤 노래를 부르게 될지,짐작할 수 조차 없다.
과연 맥베드를 물리칠 수 있는 스코틀랜드의 전사가 될 수 있을지 궁금한 문재인이 하필이면 특전사 군가를 부르게 된다면 계란 한 판을 죄다 던져버릴 것이고,'끝이 좋으면 다 좋아' 식의 김두관 전 도지사는 전라도의 육자배기를 좀 익혀야 할 것이다.오셀로가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는 이아고인 김문수 현 지사는 아무래도 소방관에 얽힌 노래를 창작해서 나오는 게 좋을 것이며.그냥 '베로나의 두 신사'인 손학규와 정세균은 서수남과 하청일 처럼 듀엣으로 동물농장을 부르면서 성대모사를 할 수 있다면 별 다섯 개 드리겠다..
"헛소동"을 펼치는 김태호 전 지사가 노래를 부른다는 가정은 생각하기 조차 싫고,"윈저의 즐거운 아낙네들"인 전여옥과 나경원이 특별출연하여 '바니걸즈' 옷차림으로 노랠 부른다면 그녀들에게 완벽한 정치적인 재기의 기회가 주어질 것이다.그 밖에,클레오파트라가 눈길도 주지 않을 안토니우스인 오세훈이 있는데,그는 아마 오디션 프로그램의 저 밑바닥에서부터 기어올라와야 할 것이다. 그러나 도저히 오디션 프로그램의 예선 따위에는 눈길도 주지 말아야 할 우리의 호프가 하나 있다.절대로 가짜 독약 따위는 쓰지 않을 우리의 로미오 허경영이 있는 것이다.그는 여전히 그의 줄리엣 박근혜를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더구나 박근혜가 여전히 독신이므로,허경영은 그녀가 대통령이 되었을 때 닥칠 여러가지 어려움들 마저 미리 계산하고 있을 것이다.
그것은 가령 이런 것,대통령으로서의 의전 행사 중 상대방 국가 원수의 부부를 상대해야 하는 매우 난처한 경우,허경영은 마치 로미오가 케퓰렛 가문의 정원에 잠입하여 줄리엣 침실 발코니 앞에서 세레나데를 부르듯,자신의 노래를 통해 (아니,공중부양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의 퍼스트 젠틀맨으로서의 꿈을 꾸고 있을 것이다.내 입장에서도 박지만이 퍼스트 젠틀맨 역할을 수행하는 꼴을 보긴 어렵다.
어쨌든 ,노래 좀 잘 하는 대통령이 나왔음 좋겠다.
그리고 최후의 1인 그분.stay somewhere 하시게 될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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