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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의 <놈,놈,놈>

신의 영화들/THE DUELLISTS

by 폴사이먼 2008. 8. 29.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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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몰래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을 보러 갔다.아내가 한사코 보기 싫다고 했던 영화였다.영화를 이미 보고 온 아내 친구들의 악평 때문이었다.그렇다고 혼자 볼 수도 없었다.최근의 아내는 내가 혼자 영화를 보러 가겠다고 하면,감연한 표정으로 '이런 배신자가 있나'하고 나를 비난하려는 제스처를 취하기 때문에,이렇게 몰래 영화관에 가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아내가 많이 변했다)

 

영화는 좀 허무했다.몰래 보러 가는 위험까지 감수한 것 치곤 말이다..

극장을 걸어나오는데,극장 앞 핸드폰 대리점 쇼우윈도우 앞에 설치된 텔레비젼에서 베이징 올림픽의 하이라이트 장면이 방송되고 있었다.그냥 그 앞에 5분 정도 서서 우리 선수들의 활약상을 지켜보았다.내가 보았던 장면들도 있었고 보지 못한 장면들도 있었다.영화를 잠시 잊어버렸다.

 

사실 내게 이번의 올림픽처럼 많은 실황중계를 본 올림픽은 없었다.우선 중국과 우리나라의 시차가 크지 않기 때문이기도 했고,병원 대기실에 모인 환자분들의 환호성과 탄식 때문에도 그랬다.나중엔 몰래 몰래 컴퓨터로 경기들을 보기도 했다.어쨌든 올림픽은 끝났다.<대한민국 변호사>를 봐야 하는 아내가 올림픽을 원망하는 일은 이제 없어졌다.

 

다음의 글은 이번 올림픽에 대한 나 나름의 정리다.여기서 중요한 건 오직 내 개인적인 올림픽 감상이라는 것이다.의견이 다르실 수도 있겠지만 그냥 넘어가주시기 바란다.이 글을 쓰게 만든 건 <놈놈놈>의 김지운 감독이다.베이징의 <놈놈놈>을 생각한 것이다.갑자기 <빠삐놈>이 생각난다.

 

1.THE GOOD

 

베이징의 좋은 놈들이다.'놈'자가 붙어서 좀 그렇지만 뭐 그러려니 해주시기 바란다.

 

ㄱ.역도 선수 슈타이너

 

 

 

아내의 무덤 앞에 금메달을 바쳤던 순정파 역도 선수 슈타이너가 내 '좋은 놈'의 첫번째다.교통사고로 죽은 아내를 생각하며 ,11킬로그램이나 뒤졌던 기록을 단번에 역전한 대단한 사나이가 바로 그다.이런 괴력을 발휘하다니,그야말로 이건 '사랑의 힘'이다.천사가 된 그의 아내가 힘겹게 들어올린 그의 바벨을 맞들어 주었던 모양이다.물론 사랑은 변한다.그의 사랑 역시 어떻게 변할런지 우린 모른다.그러나 순수한 미소와 함께 고인이 된 아내의 사진을 받쳐든 저 친구의 모습이 나는 좋았다.

 

ㄴ.수영 마라톤의 나탈리 뒤 투아.

 

왼쪽 다리가 의족인 수영 마라톤 선수.교통사고로 다리를 잃은 수영선수다.마치 내가 '인간극장'류의 스토리들을 주로 좋아하는 듯도 보이지만,사실 올림픽에 출전하는 선수들 치고 인간극장 스토리 하나 없는 선수가 어디 있겠는가.하지만 바로 저 수영선수의 강력한 의지가 나는 좋았다.그녀에게 의족은 장애의 징표가 아닌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ㄷ.그리고 물론 우리 야구대표팀.

 

일본과의 준결승전에서 승리한 직후의 사진이다.내가 이 팀의 이번 대회에서의 mvp로 꼽는 선수인  이용규는 거의 울음을 떠뜨리기 직전이다.병역면제 따위는 그 이후의 문제가 아닌가.

야구대표팀은 한 두 경기를 제외하고는 모조리 피를 말리는 명승부전을 펼쳤는데,나중엔 저 친구들이 고의적으로 저러는 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첫번째 시합인 미국과의 경기에서 9회초에 역전 당했을 때,텔레비젼을 끄고 담배를 사러 나갔다가 담배가게에서 9회말 역전극을 본 이후로 계속 대표팀의 경기를 보게 되었다.물론 바빠서 항상 7회 이후부터 봤는데,따지고 보면 신나는 역전극은 모두 다 제대로 챙겨본 셈이다.

 

일본과의 두 경기는 1982년 세계야구선수권 대회 이후 최고의 명승부로 기억될 것이며,쿠바와의 결승전은 내 생전에 쿠바를 이기는 결승전도 다 보게 되었구나,하는 생각을 하게 만들어 주었다.비록 지긴 했지만 쿠바 선수들의 물 흐르는 듯한 수비는 참으로 인상깊었고,우리나라 프로야구 용병으로 쿠바 선수들을 쓰는 날이 하루 빨리 왔음 좋겠다는 생각을 갖게 만들었다.

 

마지막 결승전에서 푸에르트리코 주심의 계속되는 볼 판정을 보면서는,저래서 야구가 올림픽에서 제외될 수 밖에 없구나라고 중얼거렸는데,사실 야구는 심판의 자의적인 결정이 너무나 많은 것을 좌우하는 경기이다.핸드볼과 태권도와 더불어서 말이다.돌아가시기 전,아마추어 야구의 심판이셨던 큰 외삼촌이 떠올랐는데,외삼촌은 내게 3루에서의 아웃 세이프 판정 정도는 얼마든지 심판 마음대로 부를 수도 있는 거라고 말씀하셔서 어린 마음에 상처를 주셨었다.(삼촌,천국의 구장에서는 그러지 말아주세요.)

 

그리고 이번에 군대 안 가도 되게 된 선수들,양심 있음 기부라도 해라.너흰 정말 많은 것을 얻은 거다..

 

ㄹ.핸드볼 대표팀 (남자팀도 ,여자팀도)

 

영화에,힘겨운 예선 통과에,심판의 오심에,가장 험난하고 극적인 과정을 거쳤던 팀이다.우리나라 스포츠의 좁은 저변과 엘리트 주의,그리고 돈이 되는 스포츠만 인기있는 현실을 잘 반영하는 팀이다.그러나 핸드볼은 경기장에 가서 보면 정말로 박진감 있는 경기다.방송이 외면하고 스폰서가 외면하고 스타를 만들지 못하기 때문에 인기가 없는 것이다.축구처럼 클럽 팀이 많이 생길 수 있으면 발전 가능성이 많은 종목이다.

 

젊은 선수들의 수급이 이미 끊긴 상태에서 분투하는 30대 중반의 아줌마 선수들을 보고 있으면 어쩐지 뭉클해졌었다.적진으로 돌진하는 백전의 노장들이 등장하는 전쟁영화들을 보는 기분이었다.오성옥은 클린트 이스트우드였던 것이다..

 

ㅁ.몇몇 훈남들

언제나 그렇듯 우리는 무슨 행사만 끝나면 훈남과 미녀들을 찾아낸다.이번 올림픽도 예외는 아니었다.그 중에서도 이 친구.

 

역도의 이배영 선수의 미소는 쉽게 잊혀지지 않는다.그는 경기 시작부터 미소를 지었고,실패한 이후에도 미소를 지었다.내겐 거의 불가사의하게 느껴졌는데,그의 낙천성은 그의 근육의 파워를 능가하고 있었다.역도의 '도'는 도를 아십니까의 도하고는 차이가 많았던 모양이다.윗 사진은 4년 전 아테네 올림픽에서의 사진이다.이배영은 저때도 저렇게 웃고 있었던 것이다.

 

패배를 인정하던 또 하나의 선수가 있었다.유도의 최민호에게 한판패를 당해 은메달에 머물렀던 파이셔라는 선수.

이 장면 참으로 인상깊었다. 울음을 떠뜨리고 있는 최민호에게 그렇게나

빨리 다가갈 줄은 몰랐다.물론 파이셔 역시 그렇게나 빨리 한판으로 질 줄은 몰랐겠지만..

난 이용대나 뭐 이런 친구들 보다,이렇게 패배를 인정할 줄 아는 선수들이 진짜 '남자'에 가깝다고 생각한다.파이셔,얘 훈남이다..

 

ㅁ.윤경신

 

 

윤경신.정말 대단했던 핸드볼 선수다.이번 올림픽은 그의 마지막 올림픽 무대였다.예선전에서의 의외의 연승들을 지켜보면서,나는 남자핸드볼 팀이 동메달이라도 따서 윤경신이 메달을 가지고 갔음,하고 바랬었다.물론 뜻대로 되지 않았지만.

 

분데스 리가의 득점왕 출신인 그는 ,연예계나 또 다른 곳으로 떠났던 다른 동료들의 빈자리를 지금도 여전히 지키고 있다.무슨 뒷산의 소나무 처럼 말이다.박원철이나 윤경신이나,핸드볼의 여자 선수들이나,..이런 노장 선수들이 좋아 보이는 것은 아마 나도 늙었기 때문일 것이다...

 

                                -                                             -

그 밖의 '좋은 놈' 후보로는 우리나라 비인기 종목의 선수들이 있었다.카누의 이순자나 (억울하게도 이름 때문에 탈락시켰을 지도 모른다),육상에서 한국신기록을 세운 이정준 같은 선수들.심지어 '우생순'조차 없는 선수들이다.그러나 나는 이들의 게임을 보지 못했다.보지 못한 게임의 선수들을 '좋은 놈'의 리스트에서 제외시키는 만행을 나는 저질렀다.그래도 언론이,옛날보다는 이런 비인기종목의 선수들을 조금은 신경 쓰는 것 같았다.무슨 무슨 퍼레이드에서는 들러리가 되었겠지만..

 

THE BAD

 

뭐,나쁜 놈이라고까지 할 수는 없겠지만,그래도 어디에나 '나쁜 놈'은 있는 것이다.

 

ㄱ..양궁 경기장의 호루라기

 

 

양궁 경기,준결승과 결승에서 중국 선수 장 쥬앙쥬앙의 금메달을 적어도 우리나라에서는 완전한 쓰레기로 만들어버린 저 문제의 호루라기가 내겐 이번 올림픽 최고의 나쁜 놈이다.어쩌면 그렇게 때맞춰서 불어대든지..

 

테니스 시합 같은 데서 보면,관중이 떠들면 심판들이 'quiet please'라고 주의를 주기까지 하던데,양궁엔 그런 것도 없다.물론 한국 응원단도 과거 비매너라면 좀 한 몫 했었지만,그래도 저건 아니지...

 

올림픽 응원이라는 말이 나와서,옛날 우리나라에서 열렸던 올림픽의 남자농구 준결승전이 생각났다.미국과 소련의 경기였는데,미국 응원단의 USA 구호에 짜증이 난 한국 관중들이 갑자기 소련을 응원하기 시작했었다.(물론 당시의 반미감정도 원인이 되었겠지만..) 뉴 라이트나 이런 친구들이 봤음 경끼까지 일으킬 일이었는데,그 경기에서 미국은 소련에게 졌다.나는 그 경기장에 있었고,데이비드 로빈슨이 사보니스에게 완벽하게 밀리던 그 시합이 지금도 기억에 남는다...

 

ㄴ.호시노

 

 

주니치 감독 시절 이종범을 망가뜨린 감독으로 기억되는 호시노는 사실 '나쁜 놈'이라기 보다는 약간 '주책 없는 놈'에 가깝다.쓸데 없는 사전도발로 상대방의 복수심을 일깨워서 ,더욱 더 바보가 된 사람이다.

 

나는 호시노가 우리나라와의 경기에서 계속 투수교체 타이밍을 놓치는 걸 지켜보면서,그가 어쩌면 귀신에 홀리기라도 한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을 가졌었는데,귀신이라면 어떤 귀신이 그랬는지 궁금하다.

 

베이징에서 다섯 번이나 패함으로써,그는 많은 쇼 프로그램과 광고 출연 기회를 놓쳤다고 한다.그는 베이징에서 고작 네 번 이겼다.그러나 승부의 세계는 언제나 새로 시작한다.호시노에겐 또 다른 기회가 있을 것이다.

 

ㄷ.핸드볼 경기의 심판들

 

내가 우리나라 핸드볼 팀의 준결승 경기를 보기 시작한 것은,경기가 끝나기 5분 전이었다.점수차가 좀 나고 있어서 그냥 밥을 먹고 있다가,종료 1분을 남기고 갑자기 쫓아가길래 숟가락을 들고 텔레비젼 앞으로 달려나가는데,갑자기 우리 팀이 동점을 만들었다가 순식간에 결승골을 먹고 지는 거였다.그리고는 그 골이 무효임을 보여주는 느린 동작들이 연속으로 보여졌다.빨리 식탁으로 돌아오라는 아내의 채근에도 불구하고 그야말로  모든 식욕들을 잃어버렸었다.

 

그리고는 오늘의 나쁜 놈,저 친구,매우 피곤해보이고 아주 권태로워 보이는,잉그마르 베르히만 영화에 나오는 악인처럼 보이는 저 핸드볼 협회의 임원은 그대로 우리나라 팀의 패배를 선언한다.몇 분이라도 더 빨리 숙소로 돌아가고 싶었을까? 아님 연장전 수당 따위는 없다는 사실 때문이었을까.저 사람의 순간적인 판단은 어렵게 예선을 통과한 작고 악착같은 우리나라 선수들의  4년 동안의 염원과 절망을 산산조각 내버렸다.문득 삶이란 그런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스쳤다.

 

ㄹ.대한탁구협회

 

한때의 국민스포츠였던 탁구,동네마다 있었던 탁구장과 숱한 스타들을 보유한 탁구는 중국에게 양궁의 앙갚음을 할 수 있었던 유력한 종목이었다.그러나 올림픽 얼마 이전에 그들은 지지고 볶고 때리고 밀쳤다.이권과 권력에 대한 이전투구를 벌였다.최선을 다한 선수들에게 미안하지도 않을까?

 

사실 베이징과 직접적인 연관은 없지만,탁구협회는 당당히 나쁜 놈의 리스트에 그 이름을 올렸다.

그런데 그 많던 탁구스타들은 다 어디로 가버렸을까?

 

ㅁ.이연택

 

세상이 다 옛날로 돌아가고 있는 이 상황에서,역시나 돌아가고 있는 또 하나의 인물이 베이징에 있었다.이 분은 촛불집회 때문에 대표선수들이 스포트라이트를 못 받았느니 어쩌니 하면서,'아부도' 부문에서 금메달에 도전했다가 네티즌들에게 한판패 당했다.당연히 욕 먹을 걸 알면서도 과감하게 멘트하는 센스와 아무도 흉내낼 수 없는 번개 같은순발력으로 그는, 당대 최고수 중에 한 명으로 등극하려 했다.그러나 라이벌들이 너무 많다.쉽지 않을 것이다.

 

이번엔 울기까지 했다는데,무지무지하게 센티맨털한 사나이기도 한 모양이다.이 감상적인 사나이의 정치적인 이력은 아주 다채롭다.그리고 엄청나게 복잡하다.모든 정권에 다 끈을 대본 적이 있는 4계절의 사나이다.체육과 도대체 무슨 상관이 있길래 그 자리에 앉아있는지 모르지만,굳이 운동을 하시겠다면 20킬로미터 경보에 도전하심 어떨까 한다.경보 선수들을 모욕할 의도는 없지만,그들의 씰룩거리는 엉덩이와 언제나 발바닥을 지면에 납작하게 붙여야 하는 경보 특유의 룰이 이 분에게 너무 어울릴 것 같으니 말이다.

 

ㅂ.에스비에스 방송 팀

모든 태영방송 구성원들이 다 그렇다는 것은 물론 아니지만,올림픽 개막식을 미리 방송한 에스비에스 방송 팀 역시 'BAD의 전당'에 들어가야 할 것 같다.

 

이왕 특종을 하려거든 진짜 몸과 마음에 도움을 주는 특종을 하면 좀 어떨까? 오죽하면 현정부의 방송장악 시나리오에서도 빠져 있단 말인가..응?

 

ㅅ.아르헨티나 축구팀

 

리오넬 메시의 활약에도 불구하고 아르헨티나의 축구팀은 나쁜 놈의 범주에 이름을 올려야 할 것 같다.진위를 분명히는 알 수 없지만,아르헨티나의 여자와 남자 축구팀은 시합이 끝나고 저런 사진을 찍어서 '동양인 비하'라는 오해를 샀다.단순한 장난을 가지고 침소봉대하는 것일 수도 있지만,이런 멍청한 장난은 욕을 먹어 싸다.더 멍청한 짓을 하고 있는 사람들도 있지만..

 

ㅇ.개막식 폐막식 그리고 중국 정부

 

물론 모든 올림픽은 정치적이다.그렇지 않을려고 노력해도 정치적이다.옛날의 그리스에서도 마찬가지였을 수 있다.중국의 올림픽 역시 다분히 정치적이었다.'onE WORLD onE DREAM'을 주창하는 그들의 속내엔 옛시절 세계를 지배했던 중국문명의 부활과 오래된 중화주의가 숨쉬고 있다.그리고 숨가쁜 서구화와 자본주의화를 통해 그 길을 앞당기려 한다.

 

그들은 귀중한 문화재를 파괴하고 티벳을 억압하고 소수민족들을 몰아붙인다.베이징의 서민들을 내쫓고 공포분위기를 만든다.개막식과 폐막식의 공식행사들은 더 할 나위 없이 화려하고 저절로 탄성이 나오게 하는 색감들로 가득하고,장대한 스펙터클과 엄청난 규모로 보는 이들을 압박하지만,그 속내를 들여 보면 함부로 감동할 수도 없다..

 

아내는 중국의 거장 영화감독 장이모우가 연출한 환상적 퍼포먼스에 넋을 잃었다.장이모우의 영화를 상대적으로 많이 본 나는 아내보다는 조금 그 장면들에 익숙했다.공연에 쓰인 의상들의 색감들은 그의 여러 영화들에서 이미 본 그대로다.홍등과 국두,그리고 영웅의 명장면들의 재연이다.줄에 매달려 허공을 날아다니는 모습들은 중국 에픽 영화들의 케이블 액션이기도 하다.장이모우..이제 그는 관제 예술가인가? 아님 그 전부터 그래 왔는가..

 

폐막식의 우리나라 가수 비는 초라해 보였다.중화권의 가수들에게 한쪽켠에 밀린 채 노래를 부르는 비는 웃통을 벗지 않아서인지 특유의 카리스마를 다 잃어버렸다.내가 생각하는  최고의 올림픽 노래는 퀸의 프레디 머큐리와 몽세라 카바예가 부르는 '바르셀로나'이다..

 

 THE WEIRD

 

자,이제 '이상한 놈'의 순서다..

 

ㄱ.우샤인 볼트

 

 

단거리 3관왕 우샤인 볼트.세계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

그는 너무 압도적이어서 이상한 놈이고,결승선에서의 오만하면서도 코믹한 퍼포먼스로도 충분히 이상한 놈이다.그리고 저 윗 사진의 시선을 보라.그는 무엇을 보고 있는가.가슴? 아니다.볼트의 시선은 정확히 옆 여성이 만드는 손가락 동그라미로 향하고 있다.멀더와 스컬리를 불러야 한다.외계인일지도 모른다..^^

 

ㄴ.MB손에 들어간 태극기.

 

 

가엾고 비겁한 소시민인 나는 한나라당이 만드는 집단모욕인지 집단목욕인지 하는 법이 무섭기 때문에,우리 헌법상의 대통령을 이상한 놈의 반열에 올릴 수 없다.그래서 저 불쌍한 태극기를 그 리스트에 올린다.

 

우선 저 태극기의 재질을 알고 싶다.저건 천에 그려진 태극기가 아닐 것이다.뭔가 특수한 재질로 만들어진 태극기일 것이다.색깔도 바뀌고 모양도 자유자재로 바뀌는 태극기일 것이다.그렇게 되어지게 할 수 있는 원료는 무엇일까? 그러니까 내 말은 저 태극기는 원래는 제대로 만들어진 태극기였던 것이다.그러나 ,저 분의 손에 들어가자마자,저런 식으로 거꾸로 돌아가버린 것이다.세상을 거꾸로  돌리고 싶다는 저 손바닥의 강렬한 열망 때문인 것이다.불쌍하면서도 이상한 태극기다.

 

ㄷ.펠프스

 

이 친구는 우샤인 볼트와 같은 의미에서의 이상한 놈이다.얘도 외계인이다.아님 수중에서 침투해온 괴생물체이거나.

 

그리고 수영은 너무 금메달이 많지 않나?

 

ㄹ.허커신

 

 

13세인지 16세인지 확실하지 않다는 중국 체조의 샛별 허커신.난 이 애도 이상하다.

그녀가 그녀와 중국의 주장대로 열 여섯 살이라고 할지라도 문제는 문제다.너무 작지 않나?

중국의 전통의학이여.그녀에게 도움을 주어라.아무리 봐도 16세로는 안 보인다.

 

ㅁ.사토

 

 

사실 이 친구는 이상한 놈이 아니라 '고마운 놈'이다. 아까 태극기 식으로 말하자면 정말 이상한 놈은 사토가 아니라 사토의 글러브이다.

 

ㅁ.무한도전,혹은 무한도전의 저주

 

 

역시나 유재석은 실망시키지 않는다.나는 유재석의 중계를 꽤 나중에 들었지만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

그러나 '무한도전의 저주'는 존재했다.무한도전이 올림픽과 관련해서 접촉했던 올림픽 관련 종목들은 모두 다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했다.핸드볼은 준결승에서 탈락했고 ,체조의 양태영은 또다시 불운에 울어야 했다.

 

무한도전은 앞으로 게스트를 잘 골라야 할 것 같다...

 

ㅂ.한기주

 

 

99.9의 사나이 한기주.좋아하는 선수이지만 '이상한 '불운에 울어야 했다. 이 이상함은 아마 그에게 보약이 될 것이다.그런 광속구를 던지는 투수들은 누구나 한 번 쯤 그런 불운을 겪는다...

 

                                          -                                           -

그밖에 심판을 돌려차기한 쿠바의 태권도 선수 마토스나 속옷을 두 개 입고 경기한 4차원 수영선수 펠레그리니도 포함되어야 할 것이나,이젠 지쳤다.그만 해야 겠다.

 

그런데 <놈놈놈>의 모티브가 된 영화들 중 하나인 세르지오 레오네 감독의 스파게티 웨스턴 <석양의 무법자>의 원제는 <THE GOOD,THE BAD AND THE UGLY>이다. 그래서..

 

THE UGLY 를 선정한다.

 

 

물론 태권도 금메달리스트 황경선이 '추한 놈'이라는 것이 아니다.

 

심한 다리 부상을 입은 그녀는,병원에 가야 함에도 불구하고 퍼레이드와 개막식 행사에 동원되었다.아픈 다리를 이끌고 노래까지 불렀다.퍼레이드..얘가 오늘의 '못생긴 놈'이다..

이 정권의 사람들이 모르는 게 있다.아마 잃어버린 10년 때문에 적응력이 떨어져서일 것이다.

 

그것은 현대의 속도감이 엄청나다는 것이다.속도의 빠름은 약발이 오래가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사람들이 잊어버리는 속도도 광속에 가깝다는 것을 뜻한다.올림픽 약발..오래 가지 않는다.이젠 뭘로 행진할 것인가.여간첩 마타하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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