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쎄시봉(김현석 2015)-가엾은 어느 청춘의 웨딩 케이크

신의 영화들/FILM FLOATING

by 폴사이먼 2015. 8. 27.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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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각하의 젊은 시절,우리 각하와는 전혀 다른 삶을 살았던 젊은이들을 다룬 영화가 바로 이 영화 <쎄시봉>이다.아마도 각하는  이 영화를 보러 가지 않으셨을 것 같고 별로 흥미를 느끼지 않으셨을런지도 모르겠다.각하의 아빠가 극적으로 몰락시켜버린 70년대식 청년문화와 낭만을 다룬 내용이어서 그렇다기 보다는 정말 아무래도 각하와는 거리가 먼 내용이어서 그렇다.

 

오히려 각하는 구중궁궐의 어떤 청결한 방 혹은 '국제시장'의 팬심 가득한 할머니 할아버지들 속에 살아 있다.자신의 세대와 시간을 잃어버린 각하는 사실상 가엾은 사람이다.(권력에 대한 욕망이 어느 정도의 성취를 거두지 못했더라면 더욱 그렇다)

 

 

그러나 이 영화 역시 한 가엾은 청춘을 다룬다.시대와 음악과 명랑함과 순애보를 제외한다면,사실상 이 영화에 남는 것은 씁쓸한 배신이자 밀고,그리고 그 후일담이다.사랑을 위한 배신 때문에 김윤석은 자신의 시간과 세대를 잃는다.이런 종류의 배신을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봉합할 수 있겠는가.이 배신에 사랑이라는 이름의 알리바이를 영화는 부여하고 있는가.

 

맑고 빛나 보이던 정우가 변해버린 무뚝뚝하고 무감각해져 버린 김윤석을,과거의 친구가 미국에서 운영하는 음악방송에 출연시킴으로써,그곳에서 그에게는 가장 슬픈 노래 '웨딩케잌'을 부르게 함으로써,영화는 과거와의 화해를 시도한다.성공했을까?

 

아니다.성공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어떤 세대에 저질렀던한 잘못은 다른 세대에 대한 사려와 배려로 갚아야 한다.웨딩 케잌 정도로는 잘 되지 않는다.따라서 영화는 어떤 세대가 현재 살고 있는 소시민적 삶에 대한 부드러운 위로 기계로 작동하고 만다.어쩌겠나 싶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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