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곤함으로 이어진 한 해였으며,행복할 만한 일들이 거의 벌어지지 않았던 한 해였습니다.
그래도 오늘은 크리스마스 이브지요.예수님의 생일이라 결정된 날입니다.물론 12월 24일이라고 해서 반드시 행복해야 한다는 원칙 따위는 없습니다.거리엔 캐롤 송마저 들리지 않습니다.교회의 십자가들을 장식한 크리스마스 트리도 그리 아름다워 보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또 오늘 만큼은 사람들을 좀 만나시길 바랍니다.눈들을 바라보고 얼굴들을 바라보고 그리고 그렇게 오늘 저녁을 사는 것도 아주 나쁜 일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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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기분이 좋아시지 않는다면 할 수 없이 은별이를 출동시켜야 하겠군요.사실 은별이는 크리스마스 개념이 거의 없습니다.은별이의 아빠와 엄마는 다른 엄마들이 흔히 얘기해 주는 산타 할아버지나 루돌프 사슴에 대한 얘기를 거의 해 주지 않습니다.특별한 이유는 없습니다.게으른 탓일 겁니다.그래도 아마 은별이는 산타가 존재할 거라고 생각할 겁니다.그래서 커다란 양말을 걸어 놓을 겁니다...
그리고 살짝 이렇게 웃을 겁니다.은별이의 키에 맞는 은색 크리스마스 트리 옆에서 말입니다.
죽었다 깨어나도 일제고사를 보아야 하겠다는 어른들께는,이런 뾰로통한 미소를 보내드리겠습니다.전국에서 백만번째로 공부를 못하는 것과 오십번째로 시험을 잘 보는 것의 사이엔 심연처럼 깊은 공간이 존재하는 것이 아닙니다.일제고사가 있는 동네와 없는 동네 사이에 검은 심연이 존재하는 거지요.그리고 그런 숫자 따위로 줄 세우는 일이 없는 동네가 행복한 동네인 거죠..
그래도 말도 안 되는 핑게로 산과 강을 파헤치겠다는 분께는,은별이가 할 수 있는 가장 모욕적인 행동인 혀내밀기를 보내드리겠습니다.왜 그 분들은 그렇게 사시는 걸까요? 살아갈 날이 얼마 남지 않아서?
그렇게 초조하게 살아가면 살아갈 날들은 더더구나 짧아지는 거지요.하루라도 좀 맘 편히 집에 앉아서 쉬길 바랍니다.
아주 많은 말들이 필요한 상황은 아닙니다.
오늘 밤 누군가에게 그저 사랑한다는 말 정도는 건네시기 바랍니다.
비틀즈 아저씨들이 노래했습니다.
all you need is love라구요..
이 글을 보시는 분들께,아이가 드리는 사랑을 보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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