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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해질 수 없는 것들.

신의 영화들/정체에 대해 떠들기

by 폴사이먼 2017. 1. 24.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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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가끔 우리나라가,아주 작은 공간 안에서도 다양한 시간-세대-과 도 복잡한 정치경제적 의견이 모조리 모여서 소리높여 노래를 부르는,수많은 작고 큰 파도들이 한꺼번에 나타나 밀물과 썰물을 만들어내며 아우성치듯 에너지를 창조해내는 매우 흥미로운 사회라고 생각한다.

 

트위터 따위의 SNS 환경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현실 세계에서 만나는 모든 사람들,닥치게 되는 모든 일들로부터 시간과 가치의 절박한 충돌과 혼돈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최근 가장 대표적으로 떠오르는 사안은 아무래도 페미니즘에 대한 입장 차이 -박근혜에 대한 탄핵이나 대통령 선거 따위의 일은 페미니즘에 비하면 그 파괴력에 있어서 매우 미미한 일에 지나지 않는다-를 들 수 있다.

 

어떤 경우 이것은 완전히 진영 논리를 초월한다.개인의 출신 배경 -심지어는 특정한 출신 학교- ,일하는 직장 구성원의 성비,가족 구성원의 다양성 - 예를 들어 '딸들의 아빠들은 페미니즘의 구호에 약간 호의적이다.그러나 그들은 그 테두리를 살짝이라도 벗어나게 되면 전혀 엉뚱한 편견과 모순을 가감없이 드러낸다.그것도 매우 드라마틱하게 말이다.- ,직장에서의 위치와 개인적인 원한 관계,심지어 정치적 지형도 - 가장 실소를 터뜨리게 하는 것은 박근혜의 타고난 성에 의해 여성정치인을 백안시하는 태도인데,이것을 매우 광범위하게 뿌리내리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에 따라서도 페미니즘에 대한 태도는 천차만별로 변화한다.

 

그러나 속으로 품는 생각,두뇌 안에서 벌어지는 화학적 과정과 겉으로 내뱉는 언사 그리고 구체적인 행동 패턴에는 확실한 차이가 있다.우리는 결국 이것 아니면 저것,심지어는 최선이 아닌 차선,어떤 때는 차악을 선택하고 마는 것이다.이런 경우,나는 최선을 선택하려다 자멸하는 사람들을 아직도 사랑한다.

 

반면,말해질 수 없는 것들도 있다.명확하지 않은 것들,모호함으로 남는 것들,삶이 제시하는 미묘한 모순들,이들은 대개 매우 사소하면서도 삶의 디테일을 굳건하게 장식하고 있는 것들이어서,그 어긋남을 어쩔 수 없이,그러나 치명적인 심정으로 느끼고야 마는 것들,그런 '사항'들이 밀림 속의 모기떼처럼 주변을 맴도는 것들..,그런 것들도 있다.

 

이럴 때,비트겐슈타인의 금언처럼 침묵해야 하는 건가,아니면 그 뒤섞임 마저 뒤섞임 그대로 제시해야 하는 건가.

결국 침묵 마저도 하나의 태도다.그리고 그 태도는 언젠가 우리에게 날카로운 회전력을 가진 부메랑이 되어 되돌아온다.

남는 것은 온전히 치유되지 않은 상처(WOUND)일 뿐이다.그리고 이제 나는 그런 상처에 알콜로 소독의 세례를 퍼붓지는 않게 되었다.알코올과는 조성이 반대되는 생리적 식염수가 필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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