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의 가장 논쟁적 인물 중 한 사람,가장 찬탄을 받으면서도 또한 반대편으로부터 가장 심한 손가락질을 언제나 감수해야만 했었던 인물인 야구 감독 김성근과,그의 그 다운 야구 실험인 독립구단 고양 원더스의 짧고 불꽃 같던 나날을 영상화한 다큐멘터리가 바로 이 영화 <파울볼>이다.
김성근의 야구관에 완전히 동의하지는 않지만,적어도 김성근이라는 인간의 삶과 가치관을 매도할 수는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영화 속에서 그려지는 그는 사실상 매우 공평한 인물이었다.수 억의 연봉을 받는 선수들과 여러 번 내침을 당해 야구적 루저(loser) 로 살아가는 선수들 사이에서,그는 언제나 한결같았고 공평했다.
김성근이라는 인물상은,그가 재일교포로서 당해야 했던 한국 야구계에서의 불이익 - 지난 번에 언급했던 영화 <그라운드의 이방인>에서도 김성근에 관한 에피소드가 등장한다.박정희 시절의 중앙정보부는 심지어 재일교포 출신으로서 한국에서 활동하는 야구인들은 간첩단 사건에 연루시키려고까지 했었고,김성근 역시 중정에서 취조받은 적이 있다고 했다 - ,신념을 위해 견지했던 비타협적인태도,또 무엇 보다 야구라는 세계에 대한 그의 외골수적인 사랑이 만들어낸 합작품이었다.
모든 스포츠가 다 그렇지만,정지와 휴식이 주기적으로 반복되어 긴장 속에서도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허용하는 야구는 확실히 삶의 축소판이다.나는 지금 몇회말 공격,몇회초 수비를 하고 있을까..
덧붙임 1) 영화의 반은 김성근이 아닌 고양 원더스 선수들을 향한 따뜻한 시선에 할애된다.
2) 언젠가 한국 야구에 영향을 끼친 일본 야구 출신 선수들에 대한 다큐멘터리도 나올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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