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영화들/FILM FLOATING

2014년의 영화-Film of the year

폴사이먼 2014. 12. 30. 11:31

2014년의 영화에 대한 글들을 쭉 써 왔었다. 아직도 써야 할 영화들이 몇 편 더 있다.'진실과 기록'이란 측면에서 조슈아 오펜하이머의 <액트 오브 킬링>에 대한 글을 써야 했다.'아버지들'이란 제목으로 세바스티앙 피요테의 <해체>,그리고 우리나라 영화인 이해준의 <나의 독재자>를 준비했었다.또 사랑에 대한 이야기들로서 스파이크 존즈의 <그녀>,장이모우의 <5일의 마중>을 생각했었다.또 2014년의 시네아스트들이란 카테고리로 지아 장커의 <천주정> 장률의 <경주> 라스 폰 트리에의 <님포매니악> 미야자키 하야오의 <바람이 분다> 마틴 스콜세지의 <울프 오브 월 스트리트>에 대한 글을 쓰려고 했었다.

 

<르윈 데이비스> <셜리의 모든 것> <오직 사랑하는 자들만이 살아남는다> <마담 프루스트의 비밀정원> <지미스 홀> <비올레타 천국에 가다>와 같은 영화도 빼놓을 수 없다고 생각했고,시간이 남는다면 '올해 나를 가장 실망시킨 영화들'이란 제목의 글을 쓰려고까지 했었다.실망시킨 영화들? 있긴 있었다.굳이 리스트를 공개하자면 다음과 같다

 

- 노아

  트렌센던스

   루시

 리스본행 야간 열차

 툼스톤

 찰리 컨트리맨

 모뉴먼츠맨

 우는 남자

 조선미녀 삼총사

 역린

 프라미스드 랜드

 

왜 그렇게 실망했는지 얘기하려고 했으나..,이젠 늦었다.연말에 그 많던 모임들이 작업의 전진을 방해했다.(너무 넓은 범위의 오지랍에 대해서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때가 온 것만은 분명하다.이제 삶의 넓이를 좀 축소시켜야 할런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2014년의 영화에 대한 글들은 여기서 어느 정도 마무리 지어야 할 것 같다.<액트 오브 킬링>은 반쯤 써놓았는데 그것도 중지한다.언젠가 나중에 다시 함 써야겠다.<천주정> 이나 <그녀>에 대한 얘기들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여기서 멈출 수는 없고 올해 가장 좋았던 영화들에 대해 랭킹 쇼 함 하면서 글들을 끝낼까 한다.(사실 영화에 있어서 랭킹이란 완전히 무의미한 것이다.이 글에서 말하는 순위란 것도 그냥 나 혼자만의 재미를 위해 만들어낸 숫자들의 일련번호에 불과하다)

 

올해의 한국영화

 

1.한공주 (이수진)

 

 

 

 

 

가장 좋았지만 가장 보기 힘든 영화였다.그러나 올해의 그 수많은 영화들 중, 내겐 이 영화 만큼  내면을 흔든 영화는 없었다.

 

2.경주(장률)

 

 

언뜻 홍상수의 영화들을 생각하게 하지만,이 영화에는 홍상수의 최근 영화들이 잃어버린 어떤 가없는 정적인 순간들이 자리하고 있었다.그것만으로도 충분했다.

 

3.끝까지 간다.(김성훈)

 

이 정도의 타임킬링 영화라면 언제나 킬링당할 수 있다.스피드와 스릴과 유머를 모두 다 갖추고 있었다.역설적으로는 우리나라 상업 영화들의 폭이 몹시 좁았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4.카트(부지영)

 

<카트>에 대한 글은 이미 썼으므로 더 이상 부연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다만 상영관을 잠식한 <인터스텔라>가 무척 미워졌다는 말을 덧붙이고 싶다.

 

5.하늘의 황금마차(오멸)

 

제주도에서는 죽음 마저 여유있다.오멸과 그의 동료들이 펼쳐내는 그 섬의 판타지를 계속 주목해야 한다.

 

6.해무(심성보)

 

아쉬움과 탄성이 교차했던 영화.

 

7.족구왕(우문기)

 

완전히 명랑하고 완전히 유쾌한 영화가 없어진 우리나라 영화에서 드물게 명랑하고 드물게 유쾌했던 영화.의외의 열린 결말에 굉장히 놀랐었다.

 

8.셔틀콕(이유빈)

 

독립영화들에..여전히 희망을 걸 수 밖에 없다.그러나 독립 영화들이라고 해서 다 독립적인 것은 아니다.영화제에서 상 타는 법..뭐 이런 식으로 제목을 지은 독립영화감독의 책을 본 적이 있는데..다른 것 다 떠나서 오탈자에 대한 교정 조차 제대로 못한 책이었다.횡단보도를 횡당보도라고 거의 30번 정도를 반복하고 있었다.참 황단무개했다...

 

9.만신(박찬경)

 

무속에 대한 다양한 접근을 만신 김금화를 통해 이루어냈다.문소리의 서늘한 연기가 있었다.

 

10.제보자 (임순례)

 

이 영화에 대해선 이미 글을 썼다.막 찬사를 바친 건 아니었지만,아직도 우리 사회엔 이 영화에서 다루고 있는 문제들과 비슷한 문제들,그리고 더 한심한 문제들이 훨씬 더 많다..

 

홍상수의 <자유의 언덕>이 빠진 이유는,이 영화가 홍상수식 중간 결산이며 홍상수식 쪽집게 다이제스트이기 때문이며 김기덕의 <일대일>이 없는 이유는 김기덕식 돌직구가 이 영화에서는 좀 덜 아팠기 때문이다..

 

여기까진 우리나라 영화들이고,우리나라 바깥에서 만들어진 영화들에 대해서도 얘기해야 할 것 같다..그 중 최고는..

 

1.메콩호텔 (아핏차퐁 위라세타쿤)

 

뭐..팬심에 의한 1위다..그래서..이 순위들이 완전히 객관적인 순위가 아니라는 것을 자인할 수 밖에 없다.어쨌든 아핏차퐁 위라세타쿤은 사기꾼이 아니었다.!!

 

2.그레이트 뷰티(파올로 소렌티노)

 

65세가 되었을 때 한 번 더 보고 싶다..

 

3.천주정 (지아 장커)

 

 

 

중국의 무협 영웅들은 없다.이제 총을 든 중국인은 <택시 드라이버>의 로버트 드 니로와 유사하고,킬러들은 불안에 시달리며 희생자들을 위해 제사지내고,희생자들의 칼날은 스스로 조차 지키지 못해 안달하며,자본주의의 착취에 시달리는 젊은 세대들은 건물에서 몸을 날려 죽는다.지아 장커의 자신의 나라를 향한 쓰디 쓴 노래였다..

 

4.그녀 (스파이크 존즈)

 

2014년의 영화들 중 가장 감성적이었던 영화.접속하고 사라지고 이어지고 끊어지는 현대 사회의 단면을 색감과 음악과 러브 스토리로 풀어냈다.

 

5.보이후드 (리처드 링클레이터)

 

이 영화를 보고 나면 누구라도 자신의 아이를 12년 동안 영화로 찍고 싶어진다.

 

6.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가장 좋았던 시간들로,가장 낭만적이었던 한 때로 뒤로 돌아 직진.

 

7.5일의 마중

 

 

 

 

 세 번 정도 이별을 경험했던 사람이라면,이 영화를 보고 눈물을 흘린다.진짜 눈물 말이다.

 

8.님포매니악 (라스 폰 트리에)

 

악동이 논문을 썼다.

 

9.우리가 들려줄 이야기 (사라 폴리)

 

자비에 돌란만 천재가 아니다.캐나다엔 사라 폴리도 있다.

 

10.액트 오브 킬링 (조슈아 오펜하이머)

 

영화적 태도에 완벽하게 동의할 수 없으나 그래도 이 영화는 올해의 다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