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형 월드컵 <A조에서 D조까지.>

폴사이먼 2010. 6. 18. 15:45

이상형 월드컵이라는 방송 프로그램이 있다.어느 방송사에서 하는 프로그램인지도 잘 모르겠고,끝까지 본 적도 없지만,어떻게 이래저래 채널을 돌리다가 보았던 기억이 있다.내가 본 그 날엔 김제동이 주인공으로 나왔었는데,여성 연예인의 사진을 1대1 토너먼트로 늘어놓고 양자택일의 선택을 강요하면서 최후의 우승자를 가리는 희한한 포맷의 프로그램이었다.

이 프로그램의 가장 흥미로운 요소는 바로 대진표에 있다.대진운은 적어도 우승자를 결정하는 중요 요소의 50%이상을 차지하고 있었고,가끔씩 하위 라운드에 누구나 비호감이라 할 만한 여성 연예인을 맞대결시켜서 의외의 가학적인 웃음을 유발하는 방식과,막강 걸그룹의 리더들을 대결시켜서 그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남성연예인의 괴로움을 조명하는 형태의 재미로 진행시켜가는 프로그램이었다. 언제나 비호감이자 예쁘지 않은 연예인의 대명사 격으로 토너먼트에 등장하는 여성 개그맨들이 안쓰럽긴 했지만,그들의 컨셉 자체가 그것이니 또 어쩔 수가 없는 일이다.

이 그냥 웃자고 만든 프로그램을,지금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열리고 있는 축구 월드컵에 그대로 대입시켜보고자 한다.나 역시 웃자고 만든 것이니 여성을 비하시켰다 내지 가열찬 축구의 열기를 흠집내지 말라 내지 이게 말이나 되는 짓이냐는 비난은 그냥 월드컵 이후로 미루어주시길 부탁드린다.

나라고 해서 언제나 심각한 얘기만 쓰고 있을 수는 없지 않냐 말이다.

방법은 월드컵에 진출한 나라의 인상들과 그 나라를 대표하는 여배우 내지 가수들의 사진을 나열하는 것으로,즉 '이상형 월드컵'이라는 프로그램의 방식과 똑같은 방법으로 진행하겠다.따라서 인상과 사진을 선정하는 것은 완전히 내 주관적인 방식을 사용할 수 밖에 없었는데,그냥 어떤 나라의 이름을 발음하자마자 그대로 떠올려지는 이미지들을 사용했다.혹시라도 이 토너먼트를 따라 하실 분이 계시다면 나와 똑같이 그렇게 해주시길 부탁드린다.이유? 그런 거 없다.

GROUP A

프랑스

우루과이와 비기고 멕시코에 진 프랑스.까뮈와 깐느 영화제의 나라.프랑소와 트뤼포와 누벨 바그의 나라.세느강과 와인의 나라.지네딘 지단과 아트 사커의 나라.이 나라의 이미지는..바로 이 분!

소피 마르소가 되시겠다.물론 다른 많은 사람들을 떠올리신 분들도 계시겠지만,어쩌겠나,내겐 이 분이 가장 먼저 떠올랐다.

멕시코

프리다 칼로와 아즈텍 신전의 나라.알레한드로 조도로프스키와 멕시코 시절의 루이스 브뉘엘을 기억하게 하는 나라.이 나라라면 당연히..

셀마 하이엑 되시겠다.(그런데 이 사람 멕시코 출신 맞겠지?)

남아프리카 공화국

넬슨 만델라와 스티브 비코.<디스트릭트 9>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나라.이 나라라면 어쩔 수 없이..

당연히 샤를리즈 테론이 아닐까?

우루과이.

거친 가우초와 에두아르도 갈레아노,크리스티나 페리 로시 같은 좋은 소설가들이 나오는 나라..얼마 전 본 <아빠의 화장실>이란 나라도 이 나라 영화였을 걸?

이 나라 출신은 아예 기억나는 사람이 없어서 전전긍긍하다가,처남에게 전화를 걸었더니 가르쳐 준다.멕시코가 주무대이긴 하지만 우루과이 혈통을 가진 여배우라고..이름은 바바라 모리.

자 이제 A조에서 16강 진출 팀 두 팀을 가려보시라..

GROUP B

아르헨티나

탱고.메르데세스 소사,부에노스 아이레스의 열정,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의 나라.그리고 어쩔 수 없는 마라도나..이 나라의 대표선수는 이 나라의 이미지와는 전혀 상관없는..

올리비아 핫세.지금 세대의 사람들은 잘 모르는 배우겠지만,청순한 소녀시대의 원조를 열었던 당대의 배우 중 하나였다..

그리스

어리석은 전술을 고집하다 우리나라한테 망신당한 나라.그러나 신들의 고향.테오 앙겔로풀로스와 안개 속의 풍경의 나라.멜리나 메르쿠리와 이렌느 파파스의 나라.

이렌느 파파스를 상상한 나에게 뭐라고 하지 말라.내겐 최고의 그리스 여배우다.

나이지리아.

놀리우드라는 말로 대표되는,앞으로 아프리카의 영화강국이 될 수도 있을 나라.이 나라를 위해

검은 진주같은 뮤지션 SADE를 추천한다.이 분의 히트곡 smooth operator를 틀어놓고 수술하는 의사들이 몇 분 있었다...ㅋㅋ 노래까지 들려드리고 싶으나 그것은 공정한 토너먼트 진행에 어긋난다.

우리나라

사실 우리나라를 포함시키는 것은 좀 불공정하다.이 글을 볼 외국인들은 아무도 없지 않겠는가.그래서..여배우가 아닌 정치인의 소녀 시절 사진을 올린다.(박근혜는 물론 아니다)

이 분이 누굴 것 같으신가..

헥헥..지친다..이렇게 시간이 걸릴 줄이야.밤 당직 다음 날의 쉬는 시간을 지금 이러고 있다..흙흙..

GROUP C

영국

다니엘 데이 루이스와 비틀즈의 나라.데이비드 베컴과 데이비드 보위의 나라.그리고..이 분..

잉글랜드라면 당연히 다이애나 왕세자비..

슬로베니아

생각나는 건 슬라보예 지젝 한 사람 뿐.(그런데 지젝이 여기 출신 맞나? ) 할 수 없이 검색했더니 도널드 트럼프의 부인이 이 나라 출신 모델이라는데..(약간 비호감이고..) 트럼프의 전직모델인 부인을 선정할 순 없고 할 수 없이..

다소 엉뚱하게 사라 미셸 갤러가 슬로베니아의 대표선수다.물론 이 사람은 그 쪽 출신이 아니다.그럼에도 나는 이 사람의 이미지를 여기다 무단으로 퍼왔는데..그 연과관계를 알아맞히시는 분께 먹물 스파게티를 쏘겠다..

미국.

이 나라에 대해선 구구절절이 말할 필요가 없겠다.

사진도 그냥 이거..마릴린 누나의 한 컷으로..

알제리

알제리 전투.까뮈.쟝 그르니에.카사블랑카..그리고..

알제리는 특별히 두 명의 여배우가 물량공세다.에바 그린과 이자벨 아자니.알제리에서 활동하진 않지만 알제리 피가 섞인 아름다운 배우들이다.

GROUP D.

독일

베를린 장벽과 괴테,그리고 빔 벤더스와 라이너 베르너 파스빈더..그리고 로렐라이의 나라.이 나라의 이미지는 사실 꽤 복잡하지만,,

이 복잡한 이미지는 전설적인 여배우 마를렌 디트리히의 다리와 수퍼모델 하이디 클룸의 모자로 표현된다.이 팀은 적어도 4강까진 무조건 올라갈 것 같다.

호주

바다와 쉼과 낙천성.캥거루와 럭비와 크리켓의 나라.수많은 배우들이 있지만..

이 멋진 두 명의 여배우 니콜 키드먼과 케이트 블랑쉐를 빼먹을 수 없다.축구는 별로지만 배우들은 최상급이다.

세르비아

다소 무서운 인상을 주는 이름의 나라.제1차 세계대전.그리고 언젠가 부산영화제에서 보았던 '낙천주의자'..이 나라의 인상과 걸맞는 여배우를 옆에서 노닥거리고 있는 처남이 찾아준다.이름은 모른다.

가나

가나 쵸콜렛의 나라.언젠가 가나 영화를 본 적도 있는 것 같다.어쩐지 가나는 내게 너무나 멀다.다음의 두 여배우는 지금 졸려 죽겠는 나를 대신해서 처남이 찾아준 여배우다..

재키 아피아와 나디아 부아리..가나를 대표하는 배우들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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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 A조에서 D조까지의 이상형 월드컵이다.8개의 16강 진출팀을 고르고,다음의 월드컵 대진표에 따라 4강 진출팀을 가려주시라.

물론 각 조에서 두 팀을 뽑을 때 1위와 2위를 가리는 걸 잊지 말고 각조의 1위와 다음 조의 2위 팀이 16강에서 매치업된다는 사실도 잊지 마셔야 한다.준준결승의 첫 매치업은

A조1/B조2 승자 vs C조1/D조2 승자

나의 경우 남아프리카 공화국과 오스트레일리아였고 두번째 매치업은

B조1/A조2 승자 vs D조1/C조2 승자

아르헨티나와 독일이었다.

이렇게 해서 어이없는 나의 4강 팀은 무려 독일과 호주였는데,이 팀들은 이미 며칠 전 시합을 벌여 호주가 독일에게 0대4로 많이 졌지 않았는가..바로 이런 게 이상형 월드컵이다.운과 마음이 작용해서 만드는 누구나의 월드컵이 있다면 좋겠다.

예를 들어 각 나라의 대표적인 지식인이나 문인들을 통한 월드컵이나,대표적인 비호감들을 사용한 비이상형 월드컵 등등도 있겠다.해 보시라..

- (계속) -